<청춘의 문장들> 김연수作.

<청춘의 문장들>김연수/마음산책/2004년

 

자라는 내내 가슴이 텅 빈 것 같았다는 작가가 그 텅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다가 

결국은 채울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고, 그 텅빈 부분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자신을 도넛 같은 존재라고 인식하기까지

그에게 질문과 답과 제시해 주었던 문장들의 모음이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이라는 멋진 제목에 이 끌려 몇년 전 김연수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사실 '위로'를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던 나에게 그 책은 너무 '이해'해야하는 이야기였다.

 

그때 기대했던'위로'를 이번에 <청춘의 문장들>을 통해서 얻게 되었다.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것 같은 느낌을 수시로 받고, 아직도 청춘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나와, 너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좋았고, 당나라 시조나, 조선시대 알려지지 않는 문인의 어떤 글이 2012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보편적인 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결국 사람에게 삶에서 느끼는 어떤 감정이라는 것은 시대와 상황과 지위에 관계없이 한없이 같은 수도 있는 그런 것인가 보다.

 

남아도는 시간을 어쩌지 못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처럼, 십년 동안 꾸준히 시를 좋아고 시를 쓰면 누구나 다 아는 시인이 되어 있을거라는 작가가 우연히 만난 스님의 예언처럼, 나도 하루에 한줄이라도 꾸준히 써야겠다는, 다짐하게 된 책이기도 하다. 

by alice | 2013/08/21 12:28 | | 트랙백 | 덧글(0)
이글루스로의 회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복귀 소식이면서
나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는 이글루스로의 회귀.


다시금 이 차가운 얼음방으로 기어들어와 글을 쓰게 만든 몇 가지 일들을 적어보자면,

하나는 십년 전 한 시나리오 창작 모임에서 알게 되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과는 볼 수 없는 영화들 (예를 들어 구로자와 기요시의 <밝은 미래><강령>)을 함께 보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기도 했던 친구가 감독 데뷔를 했다는 기사를 접한 것이다.
2년 전에 얼굴 본 것이 마지막이라, 연락처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품고 축하문자를 남겼는데, 다행히 겸손한 답장이 날라 왔다. 몹시도 신기하고 축하하는 마음이면서도 이제는 멀어진 이십 대의 나의 꿈이 떠올라 오랜만에 잠을 설쳤다.

왕가위 감독의 새 영화 <일대종사> 개봉을 기념하여 CGV에서 왕가위 특별전을 기획했는데, 한 달전부터 가려고 마음은 먹고 있었으면서, 정작 예매는 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스크린에서 보지 못했던 <화양연화>를 꼭 보고 싶었는데, 모두 매진.
<화양연화> 뿐만 아니라, <열혈남아> <해피투게더> <아비정전> 등 모두 다, 싸그리 전부.
1998년,  <해피투게더> 개봉을 기념하여, 왕가위 내한 및 심야상영 행사를 했던 씨네코아에서의 여름 밤이 생각났다. 그 날, 독서실에서 신문광고를 보고 뒤도 안 돌아보고 독서실을 뛰쳐나가, 생애 처음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고 외박을 했던 열 여덟의 내 모습도 떠올랐다.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서 괜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냥, 어딘가에 이런 저런 나의 잡념들을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잡스럽지 않고, 친한 척 하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혼자 하는 말.

by alice | 2013/08/12 15:41 | 혼잣말 | 트랙백 | 덧글(2)
독서할 때 고민하는 두 세가지 것들
1. 도입부에는 흥미를 자아내던 책이 중간을 넘어서자 맥을 잃고 갈팡질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내야 하느냐, 그냥 여기서 이 책을 덮느냐 마느냐.

2. 한 두어권 재미있게 보았던 작가의 신간을 펴 들었는데, 이건 아니지 싶다.
   그만 여기서 책을 닫고, 그를 매우 재미난 작가로 기억하고 마느냐, 끝까지 읽고 좋아하는 작가를 잃느냐.

3. 읽고 있던 책이 있는데, 새로운 책이 눈에 들어오고 더 궁금하다.
   읽던 책을 내려 놓고, 새 책을 여느냐, 읽던 책을 마져 읽느냐.
  
4.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있는데, 밑줄을 긋느냐 마느냐
    
by alice | 2011/04/09 13:42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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