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의 발견
올해 정확히 100권의 책을 읽기로 했는데, 7월까지 37권을 읽고 지금은 새로운 책을 펴는데 스톱상태다. 예정된 일이 끝날 10월 말부터 다시 읽을 예정이지만, 100권을 채우기엔 남은 숫자가 다소 버겁다. 양이야 어찌되었든 좋아하는 작가가 늘어난 탓에, 앞으로 신작을 기다릴 일이 더 많아졌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 <오늘의 거짓말>과<낭만적 사회와 사랑>의 정이현은 여성의 이중적인 심리묘사와 특화된 에피소드가 매력적인 이야기꾼이었고, <그들은 모두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와 <침대와 책>의 정혜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지독한 열정과 고백만으로 새로운 형식의 책을 창조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더불어 지침서류의 책들에 대해 괜한 반감과 기피증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또 다른 생각을 심어준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도 발견이라면 발견일 것이다.
by alice | 2009/09/21 17:45 | 3번 테이블, 책 읽는남자 | 트랙백 | 덧글(1)
유성용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사랑>
나뭇잎들이 떨어집니다,
나무를 버려두고 사라져갑니다.
나무는 모진 세월 견디며 살아가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다짐해봐도 사랑은 결코 이별을 믿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유성용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사랑>中


- 산에 다녀오는 길에, 작년에 읽은 책을 다시 펼쳐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펼쳐든 책에서, 사람보다, 그 어떤 대화보다, 산에게서, 그리고 침묵에게서 위로받고 있는 요즘의 내 마음과 닿아있는 느낌을 발견해 반가웠다. 핑계가 많고, 계기가 없어서 아직 가보지 못한 지리산에도 가고 싶어졌고, 주위를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결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내가 조금은 대견스럽기도 하다.
by alice | 2009/09/20 23:47 | 3번 테이블, 책 읽는남자 | 트랙백 | 덧글(0)
이상한 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본 따서, 앨리스라는 닉네임을 주로 쓰고는 있지만, 내가 사는 곳이 이상한 나라이기를 원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이상한 나라는 잠시, 나의 꿈 속에서, 혹은 머릿 속의 로망으로 그치면 충분할 것을...자꾸만 이상한 나라가 되어가는 모습이 안타깝고, 부끄럽다. 한국을 비하했다고 결국 미국행 비행기를 탄 스물 두살의 청년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 보다 몇 살 많은 사람으로서 그리고 그와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이 든다. 5년 전에, 그것도 친한 친구들과 나눈 몇 마디 말이 그를 이렇게 궁지로 내 몰아도 옳은 것이지, 그 전에 한국 사람이라면 마땅히 한국을 찬양하고 옹호만 해야하며, 절대 비하해서는 아니, 불평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안되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근거한 것이지... 그렇게 따진다면 무슨 무슨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몇 백년씩 된 나무를 아무 생각 없이 베어버리고, 장애인들에게 나누어줘야 할 돈을 횡령해 차를 사고 도박을 하는 나랏일 하는 분들은 계속 이 땅에 남아있어도 되는것인지, 묻고 싶다.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살다가, 가수가 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적응 못하며 지내다가 이제 겨우 어쩌면 한국사람 특유의 정과 열정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었을지 모르는 그가, 다시 한국을 향해 마음을 닫아버릴 수 밖에 없게 된 현실이 씁쓸하다.

by alice | 2009/09/09 12:26 | 수다쟁이 앨리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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